티스토리 뷰
티끌 모아 티끌처럼 살기
일단 자서전과 같은 책들은 기본적으로 작가의 성공담을 다룬 사례가 많다.
돈 많고 명예로운 성공이 아니더라도 '나는 이만큼 노력하고 이만큼 이루었노라' 하는 자랑과 훈계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한 책을 보고 벤치마킹하여 반이라도 따라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용기 없는 나는 나의 자존감을 한층 더 낮출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내용으로 구성해도 책이 되는구나' 라는 참신함이 먼저 다가왔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티끌을 모으며 대단한 경제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당당히 사는 우리 옆집에 살 것만 같은 여러 분야의 프리랜서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사실 1천권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처음 마주한 책으로 부담이 없었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이 책 제목을 보고 나 역시 티끌 모아 티끌처럼 소소하게 살고 있기에 동질감이 느껴져 골라온 책이다.
청소년의 아이들을 키우는 있는 엄마로서 우리 아이의 진로를 위해 다른 사람들은 무얼 해서 밥을 먹고 사는지 궁금했고, 대한민국 1%의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담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직업관과 수업과 관련된 재정상 태도 살짝 엿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적어도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몇 명의 프리랜서들의 티끌모으는 경험담을 소개해 보겠다.
니들펠트 작가 겸 독립출판인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후 취미였던 니들펠트를 업으로 삼아 판매도 하며 원데이 클래스도 하는 작가님이다.
또한 독립출판 했던 경험을 살려 인디자인을 포함한 독립출판 과정에 대한 수업도 진행하는 다재다능한 분이셨다.
본인을 소개할땐 니들펠트 작가가 아닌 그냥 이것저것 한다는 겸손한 사람 같았지만, 똑같은 작품은 계속 만들지 않는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 똑같은 걸 또 만드는 일은 재미가 없어요. 한가지 모양을 정해 놓고 그 모양만 계속 만들면 쉽기는 하지만, 지루하니까 제가 안 하게 되더라고요. 저 좋을 데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사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그리고 자신의 버켓리스트는 여행이고, 인생 최종목표는 로또 1등이라고 밝혔다.
어쩜이리도 솔직하고 정겨운지....
하지만, 로또는 어쩌다 한번 그것도 1천 원만 산다고... (어차피 될 놈은 된다)
화가
주말엔 입시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작품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그림그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프리랜서지만 입시학원 선생님이라니, 아무래도 대부분의 프리랜서들의 현실이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보수적인 미술계와 그림이 좋아서 미대에 갔는데 마주한 현실에 붓을 놓아야만 했던...
하지만, 그림이 그리고 싶어 다시 돌아와 자신이 그리고 싶었던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당시엔 풍경화가 돈이 되지 않았던 장르였던 것 같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구도나 색, 사소한 취향들까지 솔직하게 생각해 보면서 하나하나 해봤어요. 그러다 보니 풍경이 재밌더라고요.'
그녀는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만 최소한만 벌고 자신의 시간을 아무도 터치할 수 없게 자유롭게 사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었다.
독립활동가?
사실 이 책에서 그 사람의 이력과 생각을 쭉 읽으면서도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명확하게 모르는 사람이 2~3명 있었다. 이렇게 활동을 하면 수입은 어떤 경로로 생기는 걸까?
주로 청년들의 삶을 관여하는 것을 보면 청년복지나 계몽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도 같았다.
중고등학교를 '간디학교'라는 대안학교를 다닌 것을 보면 이 분의 부모님도 꽤 범상치 않은 분들이라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청년상담하고, 시민사회 매뉴얼 책자 만들고, 인터뷰도 하고, 워크숍도 하고 공론회장 같은 걸 기획하며 먹고살 수 있었어요'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니, 나도 정말 세상물정을 모르는구나.
천권 읽기 도전의 첫 번째 책!!
마지막책을 마치고 다시 읽으면 이런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